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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H 개발 일지 1. 예측할 수 없는 일의 연속 본문

NOAH: 2050/NOAH: 2050 개발일지

NOAH 개발 일지 1. 예측할 수 없는 일의 연속

Soo' 2023. 2. 8. 02:27

이 글은 NOAH가 게임으로 탄생하는 것까지 일어난 일들의 나열이다.

 

2019.10.XX.

[NOAH]를 처음 기획한 것은 2019년도였다.

'영상 디자인'이라는 수업에서 팀원과 창작 영상을 만들 때, 제안했던 시놉시스가 첫 시작이다.

학교에 환경 등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있어서, 주워들은 소식이 꽤 있었다.

그중 가장 영향을 많이 준 것은 역시 IPCC "지구온난화 1.5도 특별 보고서"였다.

'아, 이거 써먹으면 꽤 잘 팔리는 소재일 것 같은데?'라면서 시놉시스를 적었다.

 

당시에 아이디어는 괜찮았으나, 기말과제를 짧은 시간 내에 만들어 제출해야 하기에,

방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외장하드에 고이 모셔두고 잊고 지냈다.

 

 

2020.12.XX.

한동안 글을 쓰지 않다가

'영작문' 수업을 들으며, 다시 글을 쓰는 것이 좋아졌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하다가, 예전에 써둔 괜찮은 시놉시스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그렇게 제목도 없는 시놉시스들을 찾아냈다.

고르는 과정에서 동화도 있었고, 그림책도 있었다.

 

그중에서 이 시놉시스를 고른 이유에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 거창한 이유라 함은

환경을 생각한다. 가볍게 즐기지만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린다.

와 같은 지금 게임의 목적 같은 이유말이다.

무엇보다 환경에 관심이 그다지 없었다. 단순한 소재로 보였을 뿐.

아마 이 부분은 우리 팀원들도 생소한 부분일 것 같다.

제안서 발표 당시에는 위와 같은 목적으로 적어두었으니...

아포칼립스에 대한 마니아층은 항상 있었고, 형식만 달라지며 아포칼립스 장르는 발전해 왔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잘 팔리는 소재'였기 때문이 제일 컸다.

 

 

2021.01.XX.

이걸 어떻게 써 내려갈까 고민했다.

물에 잠기는 것은 이전 영화에서도 많이 있었던 일이다.

가장 생활에서 가까운 것부터 생각을 시작했다.

'물에 잠기면 어디서 살고, 무엇을 먹고살까?'

이를 기점으로 꽤 빠르게 풀렸다.

 

기후가 변하면 먹는 것도 그만큼 달라질 텐데, 우리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지 않을까?

되도록 바다에는 많고, 간단한 방식으로

이를테면 지금 먹는 단백질 셰이크처럼. 설국열차에 나온 단백질 블록처럼.

차라리 더 단순한 약은 어떨까?

해조류를 기반으로 만드는 약을 하나만 먹어도 식사를 따로 챙겨 먹지 않아도 된다면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세계관의 식을 끝마쳤다.

 

그럼 주거는 어떨까? 어디서 살지?

해저도시? 정말 높은 산?

하지만, 이런 것들은 너무 뻔하지 않나?

그냥 거대한 탑에 모여서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나라마다 탑을 세우고, 그 안에서 또다시 세상을 사는 거지.

뭐, 이것도 꽤 뻔할 것 같긴 해.

음 그렇다면, 그 둘 사이를 어떻게 이동할까?

지금과는 다른 이동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 그럼 교통을 담당하는 배와 같은 것이 필요할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주거와 교통에 관한 내용을 정했다.

그렇게 세계관을 정하고, 제목이 남았는데,

 

물이 차오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노아의 방주

근데 물도 차오르고 내 세계관에 방주도 있잖아?

그래 제목은 노아라고 하자.

그럼 주인공 이름은 뭐라고 하지...

이름도 노아면 조금 그렇겠지?

그럼... 노하는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굳이 따지자면, 처음에는 [NOAH]가 아니라 [NOHA]였다.

그런데 역시 작명에는 재주가 없어서, 등장인물의 이름은 친구들 이름에서 따왔다.

 

 

2021.07.XX.

개강하고 제대로 시나리오를 못 적다가, 종강도 하고 휴학을 한 이후로 다시 열심히 적기 시작했다.

그때는 '시나리오 공모전에 한 번은 내야지.'라는 목표를 잡고 작성했다.

뼈대는 작성을 했는데, 글을 꽤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내 마음처럼 적히지 않았다.

내가 적은 문장조차 읽기가 힘들었다.

글을 적는 것에도 흐름이 있구나.

 

그렇게 시나리오와 씨름하던 중, 졸업작품으로 만들던 그림책에 매력을 느꼈다.

어쩌다 보니, 짧은 시나리오와 뼈대만 남겨둔 채로 [NOHA]는 다시 외장하드에 들어갔다.

 

 

2022.03.20.

영상, 그림책, 3D 등 여러 시도를 끝내고 내가 찾은 곳은 게임 제작 동아리였다.

갑자기 게임 제작에 관심이 생긴 것은 '게임 제작'이라는 수업을 들은 이후였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게임을 좋아해서 동아리에 지원했는데,

게임은 많고,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더 많았다.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들이 게임을 만드는구나.

나는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데 가능하겠지?

나는 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다들 많이 진심이구나.

많은 생각이 스쳤고, 잘해나갈 수 있을지 조금 고민했다.

그래도 팀이 만들어지기 전에 빠지는 것이 피해를 덜 준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뭐 언제는 남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좋아해서 일을 시도했던가?

나의 고민은 항상 1시간을 넘지 않았던 것 같다.

고민해 봤자, 힘들기만 하지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

 

팀 빌딩을 앞두고, 게임 기획 완전 처음이니까 당연히 다른 기획분 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제안서가 많이 안 올라왔던 터라

'제안하고 나서, 팀이 안 만들어질 수도 있고, 기획 분이 들어오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어떤 제안서를 쓸까 고민했는데, 마침 날씨가 이상하다는 말이 들렸고

마침 나에게는 예전에 써둔 시놉시스가 있었다.

 

'그런데 게임 제안서는 처음 써보는데, 어떻게 써야 하지?' 이런 생각도 잠시

그냥 다른 분들이 올린 제안서 보며, 대충 구색을 맞췄다.

이때 게임의 목적을 정했다.

영화에서 아포칼립스 장르는 꾸준히 팔렸어도, 게임에서 아포칼립스는 어떤지 잘 알지 못했고

이를 잘 풀어내려면 그럴싸한 목적을 두는 것이 나의 최선이었다.

"기후 위기를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게임으로 풀어나가며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함"

이때부터 NOAH가 되었는데, NOHA라고 하면, 정말 뜬금없이 느껴질 것 같기도 하고,

'얘 그냥 철자 틀린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바꿨다.

NOAH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유들로 시작했다.

 

어쩌다 NOAH로 제안서를 냈고

어쩌다 발표를 하게 되었고,

어쩌다 -기획 1, 아트 1, 플밍 2, 사운드 1- 팀 빌딩이 되었다.

 

음, 그러니까 나도 이게 될 줄 몰랐고,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래서 팀 빌딩이 된 이후로 많이 방황했다.

기획이 처음인데 혼자라서, 공부도 하나 해가지 않았는데 덩그러니 팀장으로 던져졌다.

 

우리 팀을 많이 애정하고 항상 고마운 이유는 팀 빌딩을 한 후로 계속 쌓였다.

Notion은 써 본 적도 없고, 디스코드 방도 하나 팔 줄 모르는 팀장을 위해 플밍 두 분께서 알아서 뚝딱 해결해 주셨고,

공부하나 해오지 않은 팀장의 곁을 떠나지 않고, 같이 고민하고 응원해 주어서

NOAH가 게임 같은 게임으로 구색을 맞출 수 있게 같이 힘내주어서

게임의 완성도와 성공을 떠나서 우리 팀원을 만난 것이 너무 좋았다.

 

 

2022.09.03.

C2BG 연합발표회를 한 날이다.

이날 시연을 했는데, 이 이후 많은 회의를 거쳤다.

 

그동안 팀 내에서만 피드백을 나눴는데,

이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게임을 소개하게 되고, 플레이를 하게 만들었다.

 

여러 문제점을 찾았고,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을 주시는 분도 계셨다.

연합발표와 시연이 끝나고 회식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우리에게 팀원이 더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한 학기 동안 게임을 만들어가며, 나의 개인 역량은 부족하고 할 일은 넘쳐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에 플밍 유학을 가시며 빈자리도 채워야 했고, 아트도 한 명 뽑고 싶었다.

신규 팀원을 모집하기 전에 처음부터 끝까지 세계관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2022.09.24.

기획 한 명, 플밍 한 명 새로운 팀원이 들어왔다.

 

22년도 2학기에 좋은 제안서가 많아서, 나도 들어가고 싶었는데

기존 정규 프로젝트를 우선으로 해서, 괜히 다른 분들의 기회를 뺏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럼에도 기획 동료가 생겼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작업 속도는 정말 빨라졌다.

혼자였다면, 고민하다 수정하고, 또다시 퇴고하고 퇴고하는 과정 속에서 느리게 진행되었을 텐데

둘이서 이야기하니, 한 명이 막혀도 한 명이 좋은 의견을 제시해서 비교적 쉽게 풀렸다.

 

시스템과 플롯을 새로 뜯어고치느라 시나리오 작성은 한 학기가 끝나갈 때쯤 시작했다.

그래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발전 속에서 우리는 아트가 더 필요했다.

동아리에 UI만 하려고 들어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에 외부 인원을 영입을 시도했다.

사실 페이 없이 많은 시간을 들여 제작하는 것이라, 구하는 것은 꽤 힘들었다.

 

2023.02.07.

게임 UI/UX 디자이너가 합류했다.

 

아직 제대로 된 이야기는 나눠보지도 않았지만, 팀에 잘 섞일 것 같다.

 


이번 글은 꼭 쓰고 싶었다.

단순히 "나열"이라 언급했지만, 쓰다 보니 나열만 하기에 할 말이 너무 많았다.

 

사실, 개발일지 자체는 예전부터 써야지. 생각은 했다.

밀리고 밀렸던 이유는 그만큼 확신이 없어서였다. 순전히 나에 대한 확신이 없던 탓이었다.

상세히 기록해 두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그땐 또 그때의 감정에 충실했으니 후회는 없다.

 

어떤 것도 의도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시작된 NOAH,

여러 과정을 거치며 발전하고

팀원이 추가되고

게임의 모습을 갖추고

조금씩 더 많은 내용을 가지며 시연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신기했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놉시스 하나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프로젝트가 되고

내 일상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되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조별과제만 하면, 이상한 팀원을 만났는데,

이렇게 좋은 팀원을 만나려 액땜을 해왔나보다.

 

이미 나의 예측을 벗어난 NOAH는 어떻게 완성될까 설렌다.

좋은 사람이 모였으니, 좋은 마무리를 했으면 한다.